[생각] AI와 개발자의 성장/생산성 향상

[생각] 글은 개인의 생각을 작성한 글이다.

논문 같은 것에 입각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내가 삶을 살아가며 느낀 생각들을 정리했다.

AI 기술, 특히 고도화된 코딩 에이전트(Coding Agent)는 개발자의 장기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개발자의 성장은 본인의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코드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을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그런데 AI는 바로 이 성취감을 얻는 경험 자체를 위협하기에,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기 LLM은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배우는 ‘학습 도우미’ 역할을 했다. 하지만 Cursor와 같은 최신 코딩 에이전트는 몇 가지 요청만으로 완전한 기능의 코드를 생성해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개발자는 “내가 코드를 ‘개발’한 것인가, 단순히 ‘요청’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구심에 부딪히게 된다. 이러한 의구심은 개발자에게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주기 어려우며,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 또한 약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AI가 개발 과정의 핵심인 문제 해결 경험을 대신하게 되면서, 장기적으로 개발자의 성장 동력을 앗아갈 위험이 있다.

하지만 개발자의 성장 문제와는 별개로, AI는 개발 생산성 향상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AI는 반복적이거나 정형화된 작업에 소요되는 개발자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가령, 프로젝트 초기 설정에 필요한 보일러플레이트 코드를 작성하거나, 패턴이 정해진 테스트 코드를 만드는 작업을 AI에게 맡길 수 있다. 또한 복잡한 레거시 코드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시간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AI는 개발자가 핵심적인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도록 도와, 팀과 기업의 전체적인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강력한 도구임이 분명하다.

AI가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을 개발자 개인의 성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빠른 결과물에 익숙해질수록 AI에 대한 의존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AI 없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개발자야말로 AI 기술 시대에 가장 먼저 대체될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끊임없이 자신의 성장 상태를 성찰해야 한다. 또한 의도적으로 AI에 의존하지 않고 기본기를 다지는 학습과 훈련을 반드시 병행할 필요가 있다.